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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첫 단추를 어디서부터 꿰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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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D STUDIO
"브랜딩, 한 문장으로"

브랜딩은 정체성을 설계하고, 그 정체성이 모순 없이 이어지도록 운영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정체성은 내부와 외부로 나뉘지 않습니다. “무엇인가”와 “어떻게 보이는가”는 한 몸입니다.
겉이 속을 설명하고, 속이 겉을 규정합니다.
학부시절 지겹게 봤던 장-노엘 카퍼러(Jean-Noël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은 내부(Physique·Personality·Culture)와 외부(Relationship·Reflection·Self-image)가 하나의 구조로 맞물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그 전체를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첫 단추를 정확히 꿰는 데 있습니다.


"첫 단추: 정체성 → 표현 → 경험"

아래 세 단계는 서비스 회사든 패션 브랜드든 그대로 적용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렵게 확장하지 말고, 간단한 산출물을 만들어 두면 충분합니다.

1) 정체성: 우리가 ‘무엇’인지 짧게 규정하기

  • 우리가 어떤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그 결과로 고객에게 무엇이 달라지는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뜻합니다. 무엇이냐. 그리고 그것이 선택받아야하는 이유를 만든다고도 할 수 있지요. 기준과 성격을 간결히 드러내는 요약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뒤에 모든 것들을 결정하는 뼈대이자 일관성을 부여하는 방향키입니다.

2) 표현: 그 ‘무엇’을 말과 그림으로 보이게 만들기

정체성이 표현된 물리적인 실체가 될 수도 있고, 시각적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의 실제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정체성을 그대로 투영해야 합니다. 페르소나, 목소리, 성격, 디자인, 칼라, 레이아웃과 같은 것들을 만듦으로써 실물의 브랜드를 만들기 직전의 과정이 되는것이죠. 앞서 만들어진 정체성이 이런 것들의 그림을 그리는데 일관성을 제공하게 됩니다.

3) 경험: 고객이 실제로 겪는 장면을 설계하기

표현이 장면에서 반복될 때 비로소 브랜드가 기억됩니다.

실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고 보여지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첫 만남을 어떻게 하냐, 브랜드를 접하는 모든 선택의 순간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를 설정합니다. 경험이 일관되고 반복되었을 때 비로소 브랜드로써 인식이 자리잡고 의미를 결정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브랜드는 완성품이 아닙니다. 정체성의 짧은 요약과 키워드로 출발해, 그것을 문장과 시각으로 꾸준히 표현하고, 반복되는 장면에서 같은 디테일로 증명할 때 비로소 하나의 브랜드로 읽힙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한 경험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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